2014년 11월 30일


Entrepreneur's Diary #128

#제 128화 스며드는 것


시인의 감성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안도현씨를 직접 본 적이 없는데, 왠지 눈망울이 아름다울 것 같은 시인이다.


11월의 마지막 아침이어서일까? 마지막 구절에서 눈물이 터져버렸다.

그렇다. 이 세상 모든 어머니의 자식 사랑은 스며드는 것일게다.

Kanjang gaejang ( 간장게장)
Kanjang gaejang ( 간장게장) by annamatic3000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스며드는 것


                                         안도현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바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에 스며드는 것을

한 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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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25일


[Song for Entrepreneurs]

#031가지 않은 길, 로버트 프로스트





가지 않은 길

                                                    로버트 프로스트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The Road Not Taken


                              Robert Lee Frost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And sorry I could not travel both     

And be one traveler, long I stood     

And looked down one as far as I could  

To where it bent in the undergrowth;


Then took the other, as just as fair   

And having perhaps the better claim,   

Because it was grassy and wanted wear; 

Though as for that, the passing there  

Had worn them really about the same,


And both that morning equally lay     

In leaves no step had trodden black. 

Oh, I kept the first for another day!

Yet knowing how way leads on to way,

I doubted if I should ever come back.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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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4월 07일



#013 희망 - 김광규


희망

                                                 김광규

희망이란 말도 엄격히 말하면 외래어일까.
비를 맞으며 밤중에 찾아온 친구와 절망의 이야기를
나누며 새삼 희망을 생각했다.
절망한 사람을 위하여 희망은 있는 것이라고
그는 벤야민을 인용했고, 나는 절망한다
그러므로 나에게는 희망이 있다고 데카르트를 흉내냈다.
그러나,
절망한 나머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그 유태인의 말은 틀린 것인지도 모른다.
희망은 결코 절망한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희망을 잃지 않은 사람을 위해서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희망에 관해서 쫓기는 유태인처럼
밤새워 이야기하는 우리는 이미 절망한 것일까,
아니면 아직도 희망을 잃지 않은 것일까.
통근이 해제될 무렵 충혈된 두 눈을
절망으로 빛내며 그는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그렇다.
절망의 시간에도 희망은 언제나 앞에 있는 것.
어디선가 이리로 오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우리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싸워서 얻고 지켜야 할 희망은 절대로 외래어가 아니다.




김광규 시인의 노래처럼,

희망은 어디선가 흘러흘러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 우리에게 쥐어주는 것도 아니다.
하루를 치열하게 싸우고, 갈구하고, 지켜야 할 것이다.

그런 이에게 희망은 외래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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