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09일

Entrepreneurial Article
 
의사결정에 대한 변태적 의견과
의사결정의 순간 북 리뷰[이강봉]

(사진 : 의사결정 전의 산적같은 내 수염)
나는 내 마음에 고민이 있을 때 수염을 기른다. 마치 내 마음의 부정적인 기운이 수염으로 표출되는 느낌이랄까? 고민이 해결되었을 때, 면도를 하면 내 마음도 깨끗하고 상쾌해진다. 결정을 하고 나면, 어떻게하면 이룰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실천한다.

 
누구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창업가는 늘 다른 이들보다 조금 더 무거운 의사결정을 한다. 의사결정으로 인한 불확실한 결과에 대해 늘 설레임과 불안함을 가지면서 말이다. 어느 누가 중요한 의사결정을 놓고 쉽고 즐겁게 하겠는가! 거기에서 오는 압박감과 외로움은 창업가의 어깨를 짓누른다.

대부분 의사결정 전 과정에 대해 매우 중요하게 다루고 있음을 느낀다. 물론,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의사결정은 말그래도 결정인거고, 그 이후에 그 결정을 뒷받침하는 행동과 실천들이 있어야 하는 것. 그게 없다면 아무리 고심했던 결정인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건 마치 장수가 상대방에게 선전포고를 하고 난 뒤, 전투태세를 갖추는 것이 아니라 거봉포도나 까먹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의사결정보다 의사결정 후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의사결정의 후 과정이 그 의사결정을 훌륭한 것이 될지, 멍청한 것이 될지 판가름 짓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훌륭한 의사결정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후배가 고민고민하더니 '후회없는 의사결정'이라고 답했다. 똘똘한 녀석다운 훌륭한 대답이다.

후회가 없다는 것은 결국 의사결정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나고 난 뒤 당시의 의사결정의 옳고그름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인데, 의사결정의 직후에도 그 의사결정에 대한 판단을 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OX퀴즈처럼 바로바로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이 인생이니까 말이다.

더구나, 예전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그래! 결심했어!"라고 외치며, 각각의 상황을 확인해보던 모 TV프로그램이 떠오른다. 그렇게 비교해보고 난 뒤, 최적의 결정을 하면 좋겠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머리 속에서만 예측 또는 상상만 해볼 수 있을 뿐.. 그 상상 조차 불확실하기 때문에 결국 창업가의 직관과 판단에 맡길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의사결정의 순간과 직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이후가 중요한 것은 아닐까?
의사결정 이후에 그 의사결정을 훌륭한 결정으로 만들기 위한 과정에 따라, 바보같은 의사결정이였다고 해도 사후 훌륭한 과정을 거치고 바로 잡는다면 오히려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여정을 통해 수많은 창업가를 인터뷰하면서 그들의 무모한 선택, 황당하리만큼 현명하지 못한 의사결정과 그 후의 각고의 노력을 보고 듣고 난 뒤, 나의 결론은 이것이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이 잦은 창업가에게는 훌륭한 의사결정(의사결정의 순간)보다 의사결정 이후의 훌륭한 과정이 더욱 더 중요하며, 그것에 더욱 혼심에 힘을 쏟아야 한다.



이강봉 (금호아시아나그룹 인재개발원 원장)
(자료 : http://www.seri.org/bk/bkBookReviewV.html?menucd=0302&pubkey=363)

규모가 크든 작든 간에 한 단위를 책임지는 리더가 된다는 것은 곧 의사결정의 판단과 책임을 진다는 뜻이다. 자신의 의사결정이 미치는 영향이 커질수록 의사결정은 그만큼 더 힘들어진다.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 중 정말 결단력 있는 리더란 어떤 사람인지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었던 사람이 바로 인텔의 앤디 그로브 회장이다.

인텔은 1960년대 말부터 70년대에 미국 실리콘 밸리의 총아로서, 컴퓨터 메모리칩 시장의 80% 이상을 석권하고 있던 탁월한 첨단 그룹이었다. 인텔의 거의 모든 인력과 생산 시설은 메모리칩을 위한 것이었으며, 메모리칩이 아닌 다른 아이템으로 전환한다는 것은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80년대에 이르러 일본에서 질 좋은 제품들이 미국의 경쟁 업체보다 훨씬 싼 가격으로 공급되기 시작했다. 칩의 가격은 끝없이 추락했고, 그 손실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게 되었다. 

이때 앤디 그로브는 인텔의 창립자 중 한 사람인 고든 무어와 깊이 있는 대화를 한 끝에, 인텔의 주종 아이템인 메모리칩을 포기하고 완전히 새로운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디자인하자는 엄청난 결단을 내렸다. 이 결정을 어떻게 실행에 옮길 것인지 고민하면서 인텔의 임직원들은 수많은 토론과 연구를 계속했다. 마침내 인텔은 기존의 연구 시설과 공장들을 폐쇄시키거나 대폭 개조함과 동시에 회사의 최고급 인력을 새 기술인 마이크로프로세서 개발에 투입시켰다. 이 과정에서 인텔의 최고 간부들 중 절반이 다른 부서로 재배치되거나 회사를 떠나야 했다. 

마이크로프로세서 분야로의 전환, 그 전면에 그로브의 과감한 결단이 있었고, 그 판단은 적중했다. 이 분야의 매출액이 메모리칩 역대 최고 실적을 뛰어넘는 믿기 어려운 성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앤디 그로브의 의사결정이 훌륭한 이유는 자신이 이룬 것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새로운 것에 투자했다는 점이다. 각종 시장 동향과 회사의 성과를 분석한 정확한 데이터가 아무리 많아도 결국 결단을 내려야 할 사람은 리더 본인이다. 또한 의사결정에 대한 책임도 스스로 져야 한다. 

가장의 의사결정은 가족의 운명을 좌우하고, CEO의 의사결정은 직원들의 운명을 좌우하고, 국가원수의 의사결정은 국민들의 운명을 좌우한다. 따라서 지위가 높을수록, 의사결정의 영향력이 클수록 그 의사결정은 더욱 신중하고 정확해야 한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중요한 영감을 주는 책이다. 의사결정에 특별한 ‘기술'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의사결정의 과정이 얼마나 중요하며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본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어떤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할지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성공적인 의사결정은 6단계 과정을 거친다 

세계적 석학인 피터 드러커가 이야기하는 ‘성공적인 의사결정 6단계'는 의사결정이 한 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인 사고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는 점을 피력하고 있다. 리더라고 해서 항상 위험 부담이 큰 의사 결정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리더의 단 한번의 잘못된 판단은 경우에 따라서 매우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드러커는 이 원리를 쉽게 설명하기 위해 의사결정을 6단계로 나누었다. 

의사결정 6단계의 과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첫번째 단계는 문제를 분석한다. 주어진 문제가 일반적인 문제인지, 예외적인 문제인지, 정해놓은 규칙이 없는 새로운 개념인지 확인한다. 두번째 단계는 문제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세번째 단계는 그 문제에 가능한 답을 열거한다. 네번째 단계는 ‘경계 조건'에 맞춘 수용 가능한 해결책보다는 '옳은 답'으로 결정을 내린다. 다섯번째 단계는 세부적인 실행 방안을 결정하고, 마지막 단계는 의사결정 내용이 현실성이 있는지, 유용한 것인지 살펴본다.

의사결정을 해야 할 때는 대부분 시간에 쫓기거나 마음 상태가 불안한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의사결정 이후의 결과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체계적인 단계를 거치기보다는 순간적인 생각으로 결단을 내리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드러커가 제시하는 6가지 절차를 밟아가다 보면 올바른 결정에 좀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탁월한 선택에는 올바른 교환이 필요하다

여러 가지 선택사항들을 놓고 의사결정을 내려야할 때가 있다. 특히 어떤 기준으로 보면 이쪽 선택이 유리하고, 또 다른 기준으로 보면 저쪽 선택이 유리한 경우에는 둘 중 하나는 포기해야 한다. 그러나 사람의 욕심 때문인지 선택보다 포기가 더 어렵다. 

실제로 의사결정을 내릴 때 한 가지 기준으로 비교해서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여러 가지 판단 기준을 통해 다양하고 복잡한 대안들 중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할 경우가 더 많다. 이 때는 판단 기준의 우선순위를 정해서 대안을 지워나가는 방식을 취하게 되는데 이를 맞교환법이라고 한다. 이 기법은 경영에서 뿐 아니라 개인적인 사안에도 적용할 수 있다. 또한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논리적인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실용적 방법이기도 하다. 

예를 들자면 사무실 임대를 해야 할 때 여러 곳의 사무실을 둘러보면서 한가지 문제만 고려하지는 않을 것이다. 통근시간, 고객과의 접근도, 사무 서비스, 사무실 크기, 월 임대료 등 다양한 문제들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손쉽게 표를 만들어 상대적인 우열관계를 밝히고, 맞교환 작업을 몇 번 거친다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을 줄일 수 있고, 논리적으로 한 가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것들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릴 때 주로 그 원인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대안이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았다', '정확한 정보를 수집하지 못했다', '비용과 이익이 정확하게 고려되지 않았다' 등의 이유이다. 그러나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우는 의사결정 과정보다 결정권자의 심리 상태에 오류의 책임이 있는 경우가 많다. 때로 인간의 두뇌 회전 방식은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 방해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올바른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심리적 함정으로 ‘고정관념의 함정(anchoring trap)', '현상 유지의 함정(status-quo trap)', '매몰비용의 함정(sunk-cost trap)', '증거 찾기의 함정(confirming evidence trap)', '구성의 함정(framing trap)', '지나친 자신감의 함정(overestimate trap)', '신중함의 함정(prudence trap)', '회상능력의 함정(recallability trap)' 등이 소개되어 있다.

그리고 6개 기업 165명의 최고경영자를 대상으로 한 행동 연구에서 경영자의 의사결정에 있어 인간관계가 방해가 되는 경우를 소개하고 있다. 인간관계와 행동의 감정적 측면이 억압당하다 보면 조직 내에서 개인은 감정을 숨기거나 위장하게 된다. 또한 조직적인 방어막을 구축해 자기와 타인의 감정 표현을 억압하거나, 억압된 감정을 드러낼 수 있는 통로를 전혀 고려하지 않게 된다. 이런 태도들은 의사결정이 이루어져야할 회의 등에서 수동적인 행동으로 나타나게 되고 참석한 사람들은 위협적이지 않은 의견에만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따라서 뚜렷한 상하관계 등의 규정된 인간관계가 의사결정에 오히려 방해가 되는 경우가 있다. 

부분적인 정보만으로도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현대인들은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의사결정을 할 때에도 오히려 지나치게 많은 정보 때문에 혼란을 겪기도 한다. 현재 새로운 의사결정 모델이 개발되고 있는데, 이 모델은 부분적인 정보로 시작하지만 새로운 정보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광범위한 목적과 목표를 달성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이 모델은 보통 의사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의사들은 초진을 할 때 자신의 모든 지식과 기술 등을 동원하지 않는다. 치료 목표를 세우고 거기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시행착오를 거치게 된다. 가령 X약을 Y날 동안 사용한 뒤 효과가 없으면 Z약을 시도한다. 

리더도 의사결정의 융통성과 적합성을 높이기 위해 이러한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의사결정을 전략적으로 연기·보류하거나, 여러 가지로 분리함으로써 갑자기 찾아온 다른 기회를 활용하거나 예상하지 못한 비용을 대신해 메우기도 한다.

인간적 감성과 느낌에 귀를 기울여라

최고경영자들 가운데는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논리적인 분석에 의존하기보다 ‘직감'이나 '배짱', '육감' 혹은 '내면의 소리'를 믿는다는 사람이 많다.

의사결정에서 ‘육감'이 중요한 이유는 첫째, 인간의 의식은 여러 가능성에 대한 분석을 미처 인식하지 못하지만 그러한 여러 가능성을 여과 처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여전히 인간의 감성과 느낌이라는 사실이다. 둘째,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의 판단은 패턴이나 규칙으로 정형화할 수 있으며, 따라서 육감에 의한 진정한 의사결정에는 전혀 별개의 분야에서 유사한 패턴을 발견해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다양한 측면으로 분석된 데이터는 현재까지의 데이터일 뿐이고 미래에 어떤 상황이 닥칠지 모르므로 리더의 '감'이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90년대 위기에 처한 크라이슬러를 구했던 것은 사장 보브 루츠였다. 그는 주말 드라이브를 하던 중 크라이슬러 자동차의 문제점을 깨닫고, 육중한 스포츠카의 개발에 열을 올린다. 다른 사람들의 만류도 있었고 확실한 시장 조사 자료 없는 상황에서 본인의 ‘감'으로 대형 프로젝트를 밀어붙여 크라이슬러 기사회생의 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그러나 '육감'이라는 것도 누구에게나 처음부터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과 상황 판단력, 자기점검과 피드백이 필요하다. 

이 책은 한 명의 저자가 ‘의사결정'에 대한 이론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명의 저자가 '의사결정'이라는 주제를 갖고 쓴 8편의 논문을 모아 놓은 것이라 여러 석학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여러 논문들을 모아 놓다 보니 의사결정에서 충분한 검토와 합리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중요시하는 내용이 있는가 하면, '직감'의 중요성을 이야기한 글도 있다. 또 여러 가지 대안을 두고 중요성에 따라 제거해가는 '맞교환법'이 소개되어 있는가 하면 부분적인 정보만으로도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따라서 의사결정에 한가지 왕도가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서 자신의 경험과 판단에 맞는 방법을 선택하여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이 내린 의사결정에 대해 책임을 지고 현실화하는 추진력이 의사결정의 순간보다 더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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