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은 그에게 표를 보여주고 자리를 확인 받은 모양이다.
"이 사람아! 당신은 (표가 있나 없나) 감시를 하는게 아니라, 뭐가 불편한 점이 있니 없나 서비스를 하는게 목적이야. 왜 서비스를 안하고 감시를 하냐고!"
그는 '알겠습니다' 라고 웃으며 대답했지만, 그 목소리에는 이미 이런 일은 상당히 많이 겪었고 결코 당황하거나 흔들림없는, 맑고 친절한 목소리와 고착된 환한 미소로 응대했다. 메뉴얼!?대로 대처?한 것이겠지. 그는 진정성있는 자각보다는 진상고객으로부터 빠른 회피라는 인상을 심어주곤, 문 앞까지 몇 걸음 더 걸어가서 돌아선 뒤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하고 문을 열고 나갔다.
그는 무엇을 느꼈을까?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 어떤 깨달음이 있었을까? 그가 관찰해야할 것은 PDA가 아니라, 고객의 표정이다.
무엇이 본질인지 깨닫게 해준 흰 머리 노인에게 통렬함, 감사함과 동시에 무언가 알 수 없는 전우애?를 느꼈다. 표면적 과업때문에 본질적 목적을 잃어버리는, 그런 우를 범하지 않았는지 오늘도 반성해보고 실천해야 할 아침이다.
* CS강사 또는 CS분야에 계신 분들에게 꼭 하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하다. 근본도 모르는 천민시대의 생각과 동작과 말로 이들을 매뉴얼라이제이션시키지 말아줬음 한다. (특히 무릎서비스, 누가 왜 이들을 무릎 꿇게 만드는가!)
현장에서 서비스하는 이들도 인격이 있는 하나의 존재로서 인정 받아야 하고, 그 존재로서 바로 서야 타인을 세워줄 수 있다. 스스로도 제대로 못 서면서 어떻게 남을 챙기겠나. 나도 반성해야지. 나부터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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