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 4

창업가의 슬럼프

오늘 아침은 정말 울고 싶었다. 그냥 아들을 부둥켜 안고 큰 소리로 목 놓아 울고 싶었다. 무엇이 나를 한 없이 짓누르고 있는데, 나는 이로 부터 도망치고 싶다. 먹고 살려면 좀 더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에 반기를 들고 싶다. 창업가로서 치열하지 않는 삶은 좀 아이러니한 것이 현실일지도 모르지만. 더 이상 치열하게 살고 싶지가 않다. 그게 대한민국에서 과연 될까? 치열하게 삶을 살아내지 않으면 과연 우리는 먹고 살 수 있는가? 이렇게 발버둥을 치는데, 왜 이리도 삶은 팍팍할까? 덜 발버둥을 쳐서 그런건가? 왜 치열하게 살아야 하나. 무엇을 위해. 홀로 질문에 질문을 더하는 하루. 그러나, 오늘도 내일도 끝끝내 살아내야지.

분노.

요즘은 화가 많이 난다. 우주가 태어나고 난 뒤로는 세상을 보는 관점이 조금 달라졌다. 예전엔 나한테 피해가 없으면 그만이였는데, 이제는 아들이 살아갈 세상, 환경에 대해 나도 모르게 관심이 생긴다. 지금 바꾸지 않으면 내 아이가 세상의 부조리, 불합리, 단합, 비리들에 노출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불만들이 계속 쌓이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작은 일에도 아주 날카롭게 반응을 하게 된다. 이런 불만과 분노가 대체로 부정적이지만, 때로는 긍정적일 때도 있었다. 불만과 분노로 인해 해당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게 된다.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어쩌면 불만과 분노는 움직임의 원동력인지도.

묏 비나리 - 백기완(불쌈꾼)

묏 비나리 (젊은 남녘의 춤꾼에게 띄우는) 백기완 맨 첫발 딱 한발띠기에 목숨을 걸어라 목숨을 아니 걸면 천하없는 춤꾼이라고 해도 중심이 안 잡히나니 그 한발띠기에 온몸의 무게를 실어라 아니 그 한발띠기로 언땅을 들어올리고 또 한발띠기로 맨바닥을 들어올려 저 살인마의 틀거리를 몽창 들어 엎어라 들었다간 엎고 또 들었다간 또 엎고 신바람이 미치게 몰아쳐 오면 젊은 춤꾼이여 자네의 발끝으로 자네 한 몸만 맴돌라함이 아닐세 그려 하늘과 땅을 맷돌처럼 이 썩어 문드러진 하늘과 땅을 벅,벅, 네 허리 네 팔뚝으로 역사를 돌리시라 돌고 돌다 오라가 감겨오면 한사위로 제끼고 돌고 돌다 죽엄의 살이 맺혀오면 또 한 사위로 제끼다 쓰러진들 네가 묻힐 한 줌의 땅이 어디 있으랴 꽃상여가 어디 있고 마주재비도 못타보고 썩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