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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그 끝없는 외로움의 시작이여 - 기업가정신 세계일주

송정현 Budher Song 2010. 12. 24. 14:01

2010년 12월 24일

  

(사진 : 기업가정신 세계일주 사무실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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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현이에게 항상 사무실에서 나와서 일을 할 것을 권유했지만,

그는 문서작업의 효율성을 거론하며 끝내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의 말이 맞다. 이 곳, 사무실에 오면 일에 집중하기 어렵다.

HNVC 후배들이 와서 시끌벅적하게 떠들고, 들락날락 거리고,

그 덕분에 기획안이나 각종 업무를 집중해서 작업하기가 어렵다.

멍하니 그저 쓸데없이 마우스만 클릭할 때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나는 혼자 사무실에 나와 일을 하고 있다.

 

쾌쾌한 반지하 공기, 살갖을 애리는 추위.

게다가 매우 어수선하고 난잡하고 비좁기까지 하다.

3명이 앉으면 가득차서 드나들 길도 없어 보인다.

 

나는 이렇게 좁고, 어수선하고, 난잡한 이 공간이 좋다.

기업가정신 세계일주 사무국이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있을 곳은 여기 밖에 없기 때문이다.

 

누구인들 쾌적하고 넓고 좋은 사무공간에서 일하고 싶지 않은 이가 있을까?

 

 

내가 왜 멤버들에게 사무실에 자주 나와 일을 하라고 하는 것은,

어쩌면 외로워서일지도 모르겠다.

 

평생의 업으로 생각하고 이 프로젝트에 확신에 차 있는 나 조차도,

이 곳에서 혼자 작업을 하고 있노라면..... 그저 외롭다.

그 많은 것들을 혼자 짊어지고 가는 느낌이랄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은데도 말이다.)

 

그냥, 아무런 이유없는 사무치는 쓰라림일지도 모른다.

그 쓰라림을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 떨쳐내려고 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어제 오늘 몸이 아파서 마음까지 약해진 것일지도 모른다.

 

 

#6542

창업이란 것이 이와 같은 것일지도.

그저 끝없는 외로움의 시작.

 

나는 왜 끝없는 외로움이란 것을 알면서도 이것을 하려고 하는가?

 

문득,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레옹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마틸다가 침대에 누워 레옹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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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는 이 사무실에서 홀로 누군가를 기다린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